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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코리아에서 나아가 팀 체코리아(Czech-Korea)가 되어 원전 르네상스를 함께 이루어 나갑시다."
2024.09.20 -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
존경하는 파벨 대통령님, 그리고 한국과 체코의 경제인 여러분, 유럽의 심장 프라하에서 양국의 경제협력 비전을 논의하는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한국과 체코는 수교하기도 전인 1989년 한-체코 경제협력위원회를 발족해서 양국 경제계가 교류를 시작했습니다. 1989년은 한국산 자동차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통해서 체코에 처음으로 수출된 해이기도 합니다. 35년이 지난 지금 체코 노쇼비체에서 양국 기술자들이 함께 만드는 현대자동차가 유럽, 중동, 중남미 등 74개국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체코의 제4위 투자국으로서 100여 개의 한국 기업들이 체코의 발전과 고용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양국 간 교역은 4년 연속, 매년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습니다. 이처럼 한국과 체코 양국은 모범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고, 바로 이 자리에 계신 경제인 여러분들이 이러한 발전의 주역이십니다.
경제인 여러분, 지난 7월 ‘팀 코리아’가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원전 건설과 운영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팀코리아는 체코 원전 사업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두코바니 사업의 성공을 위해 팀코리아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우리 정부도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또한 이번 원전 협력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한층 더 높은 수준의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로 도약할 것입니다.
우선 두코바니 원전 건설은 한국과 체코의 기업이 함께 만드는 양국 협력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양국의 원자력 분야 대학과 연구기관 간 공동 연구를 지원하고, 체코 브르노 공대에 한-체코 원자력 협력센터를 설치하여 전문 인력도 양국이 함께 양성할 것입니다.
오늘 플젠을 방문해서 양국 정부 간 원전 협력 MOU를 체결하고, 원전 건설부터 기술 협력, 인력 양성까지 원전 생태계 전 주기에 걸친 협력 기반을 구축할 것입니다. 이제 팀 코리아에서 더 나아가 ‘팀 체코리아(Czech-Korea)’를 만들어 원전 르네상스를 함께 이루어 나갑시다.
또한 원전 분야의 협력 모멘텀을 산업 전반으로 살려 나가야 합니다. 체코에는 1869년 창립한 대표 기업 스코다가 있습니다. 이처럼 오랜 공업 강국의 역사와 튼튼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또한 양국 모두 주력 제조업을 탄소중립,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으로 고도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협력의 방향성 또한 양국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 간 무역투자촉진 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산업 전반의 포괄적인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습니다. 공급망·에너지 대화(SCED)도 설치해서 양국 간 주요 협력 사항을 논의하고 그 성과를 하나하나 챙겨 나갈 것입니다.
우선 친환경 전기차 분야는 양국 기업들이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는 유망 분야입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분야에서 양국 산학연 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배터리 산업협력센터를 설치하는 등 그 협력 기반을 강화하겠습니다.
미래차, 첨단 로봇 등 양국 간 시너지가 기대되는 미래 산업 분야의 협력도 크게 확대할 것입니다.
양국 산업 협력의 지속적 확대를 위해서는 과학기술 협력이 탄탄하게 구축되어야 합니다. 양국 연구기관 간 협력이 유망한 분야를 꼽아보면 우주항공, 바이오, 첨단 화학과 화학 소재, 디지털 에너지 분야가 도출되고 있습니다. 한-체코 과학기술 협력에 ‘ABCDE’가 마련된 것입니다. 앞으로 양국 간 공동 연구 뿐만 아니라 원활한 인적 교류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산업 협력 못지않게 양국 간 인프라 협력도 중요합니다.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체코는 동서를 연결하는 교통과 물류의 허브입니다. 특히 체코 정부가 추진하는 고속철 프로젝트는 체코가 명실상부한 유럽의 물류 중심국으로 부상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입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철 차량을 독자 개발해서 수출한 국가입니다. 한국 원전 기업들이 ‘on time, on budget’이라면, 한국 고속철 기업들은 ‘Fast and Safe’라는 명성을 쌓아 왔습니다. 앞으로 체코의 고속철 인프라 건설과 운영에 한국 기업들이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재건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도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하루속히 안정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전쟁으로 파괴된 주택과 학교, 병원, 도로 등 인프라 재건이 시급합니다. 양국 정부와 기업들도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아래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적극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인 여러분, 한국과 체코 양국은 지난 35년간 많은 협력의 성과를 쌓아 왔습니다. 향후 60년 원전을 계기로 새로운 협력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체코의 육상 선수로 올림픽 영웅인 자토펙(Zatopek)이 5000m 금메달에서 멈추지 않고 마라톤까지 달려 우승한 것처럼, 우리도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눈부신 미래를 향해 더 힘차게 달려 나갑시다.
오늘 이 자리가 양국 경제인들이 협력의 비전을 공유하고 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