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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영 FTA 개선협상 개시 선언...양국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고, 함께 세계시장을 선도해 갈 것"
2023.11.22 -
한·영 비즈니스 포럼 축사
대한민국과 영국의 경제인 여러분, 이렇게 뵙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산업혁명의 발상지인 영국에서 그것도 바로 이 룸바드 가에 인접해 있는 금융의 중심지인 더 시티에서 양국의 미래 경제협력 비전을 논의하는 이런 뜻깊은 자리를 갖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올해는 양국의 수교 1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영국은 한국의 가장 오래된 수교국 중 하나로, 대한민국의 산업화에 든든한 조력을 해 왔습니다. 50여년 전에 한국의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경험이 전무했습니다. 자금 확보도 어려웠습니다. 당시 영국 A&P 애플도어의 롱바톰 회장께서는 현대의 정주영 회장이 내민 500원짜리 지폐 속의 이순신 장군이 만들었다는 거북선을 보여주고, 그것을 보시고, 이런 거북선을 만들 수 있는 그런 DNA가 있는 국민이면 해볼 만 하겠다라고 판단해서 우리의 잠재력을 내다봤습니다. 그래서 롱바톰 회장의 추천으로 바클레이은행의 차관을 받아서 울산 조선소가 건설될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상용 원전을 가동한 영국 기업들은 한국 산업화의 심장인 고리 원전 1호기 건설에 핵심 설비와 기술 공급자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이제 첨단 제조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기업들은 원천기술 강국인 영국과 다양한 산업에서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위탁생산 협력을 통해 세계 각국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백신 공급했습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글로벌 제1위의 설계기업인 ARM이 한국 팹리스 기업의 IP 활용을 무상 지원하며 반도체 설계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해 오고 있습니다.
항공과 방산 분야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롤스로이스의 최고 파트너로서 항공 엔진을 함께 개발,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보다폰에 5G 통신장비를, 세아제강과 LS 전선은 영국 해상풍력단지에 하부구조물과 해저케이블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국 간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교역과 투자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 한영 양국은 한영 FTA 개선협상 개시를 선언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양국 기업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디지털, 공급망, 에너지 등 분야에 새로운 규범도 정립하여 양국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고, 함께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장관급 공급망 대화와 반도체 협력 MOU를 통해 공급망 정책과 정보를 공유하고, 공급망 위기시에 공동의 대응체계도 마련하여 기업인들이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함께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영국은 130명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과학기술 강국입니다. 저는 오늘 영국 왕립학회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양국 간에 AI, 디지털, 첨단바이오, 양자, 우주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양국의 굳건한 과학기술 연대를 기반으로 파격적인 기술 혁신이 이뤄지고, 여기에 기반하여 양국에 새로운 비즈니스 협력의 기회가 창출될 것입니다.
양국은 탄소중립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원전, 수소, 해상풍력 등 무탄소에너지 분야에서도 힘을 모으게 될 것입니다. 특히 이번 국빈 방문 계기에 정부 간, 기업과 기관 간에 원전 생태계 전반에 걸쳐, 원전 전 주기에 걸쳐 협력 MOU가 체결됩니다. 전부 9건의 MOU가 체결될 것입니다. 양국 원전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중요한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 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위한 오픈 플랫폼인 무탄소연합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10월에 한국에서 먼저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 플랫폼은 전 세계 모두에게 개방된 오픈 플랫폼입니다. 양국 기업인 여러분의 지지와 동참을 요청드립니다.
경제인 여러분, 한국이 50년대 초반 공산 침략을 받아 위기에 처했을 때 8만여 명의 병력을 보내 우리와 함께 자유 수호를 위해 싸워준 영국은 우리와 혈맹의 동지입니다. 우리 양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함께하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한국과 영국의 정부와 기업이 우리 미래와 세계의 자유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